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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009)

2009/11/14 21:18, 글쓴이 앤디심심


1967년, 일단의 과학자들이 지구 깊은 곳에서 '뉴트리노(중성자)' 이상반응을 포착합니다. 몇 차례 관측 끝에 태양의 이상활동이 원인으로 지목되지요. 이윽고 약 1700년 후 태양이 대폭발해 초신성이 되고 이에 따라 인류도 멸종할 것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아서 클라크의 소설 "The Songs of Distant Earth"의 줄거리지요. 영화를 보셨다면 알겠지만 '2012'가 바로 이렇게 시작합니다. 영화에서는 뉴트리노 이상현상이 2009년에야 발견되고 3년 후 지구가 멸망하지만, 아서 클라크의 원작에서는 인류멸종에 대비할 약 1700년의 시간이 주어집니다.

인류는 곧 지구차원의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60억 인구를 서서히 줄이는 장기간의 산아제안 정책에 들어갑니다. 1700여년간 사람들이 자연사하고 신생아 수는 억제하면서 약 1백만명 정도로 인구를 조절하는 것이지요. 왜? 인류가 다른 행성으로 탈출할 초대형 우주선 마젤란을 건조했는데 최대 1백만명의 승객만 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별도로 구성된 문화유산 전승위원회는 찬란한 인류의 문화유산 중 무엇을 골라 우주선에 실을지 결정합니다. 모두 영화 '2012'에 두루 채택된 설정이지요.

2012에서는 돈과 권력을 가진 일부의 엘리트만 방주에 탑승할 티켓을 거머쥐고 이런 사실 역시 1급 기밀에 부쳐지지만, 아서 클라크는 임박한 인류의 멸종을 어떻게 미디어를 통해 알릴지도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꼭 영화가 아니라도 인류멸망이 실제로 다가온다면 십중팔구 아서 클라크가 제시한 시나리오대로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접 제작에도 참여한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을 제외해도 할리우드 SF 영화는 아서 클라크의 상상력에 크게 빚지고 있습니다. '딥 임팩트'와 '아마겟돈'은 'The Hammer of God'을 그대로 베끼다시피 했지요.

최근 리메이크 버전이 ABC에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V' 역시 아서 클라크의 '유년의 종말'에서 제시된 설정을 그대로 차용한 것입니다. 다만 원작에서는 외계인이 시공간을 초월한 슈퍼휴먼으로 인류를 진화시킨다는 고매한 로드맵을 실행하지만, V는 단지 외계인이 인류를 이용하고 버린다는 설정이지요.

비록 SF소설이지만 아서 클라크처럼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기 애를 쓴 작가가 없다는 점에서, 그럴 듯하고 있을 법한 세계를 묘사해야 할 할리우드에게 아서 클라크는 세상을 떠난 뒤에도 여전히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내 눈에 콩깍지'(*예, 이 영화도 어쩌다 보았군요)가 끼었는지 요즘 시원찮은 영화만 연이어 봤는데 오랜 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한 편 본 듯 합니다. 하여간 한국영화는 감히 특수효과로 할리우드와 맞장 뜰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하는것이 좋겠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The Songs of Distant Earth'에서 지구는 3620년에 멸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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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4 21:18 2009/11/1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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